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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워싱턴D.C 2012년

♤ 워싱턴 여행와서 흰죽을 먹다!

by 은빛드보라(Deborah) 2012. 7. 9.

메릴랜드의 유나가 아들 삼 형제를 친정집에 맡기고 내가 있는 호텔로 갖고 온 품목들~

6월 13일(수) 2012년. 맑음
어젯밤 부터 약은 일체 먹지 않고, 집에서 갖고 온 동원 참치죽(저녁), 야채죽 (아침)을 조금 먹었다. 내가 좋아 하는 보약(1회용 커피믹스)도 못 마시니 머리도 띵~~~~~~하고 설사와 복통은 멎었으나 팔과 어깨의 통증은 여전하다. 그래도 배가 덜 아프고 등짝의 통증도 사라져서 안심이 되었다.

어젯밤엔  비싼 비행기 삯 지불하고 왔는데 뉴욕은커녕 워싱턴 시내 관광도 못하고 호텔방에서 죽어라 앓기만 하다가 집으로 돌아가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포기했었고,  윤아가 흰죽을 쑤어 갖고 온다는 건 결사반대했지만 어차피 약을 받아야 했고 윤아도 한 고집해서 더 이상 말릴 수가 없었다.

12:40 윤아가 진통제와 위장약을  사서 가지고  왔는데, 흰 죽과 물김치, 배추김치, 오이지무침, 블루베리, 포크, 스푼, 나무젓가락, 일회용 밥공기, 냅킨까지 챙겨서 왔다. 그것도 흰 죽을 쑤고 , 아들 셋을(막내가 2살) 친정집에 맡기고 1시간을 달려서 워싱턴까지 온 것이다. 이걸 준비 하느라 얼마나 눈썹을 휘날리게 바빴을까?  가족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이렇게 큰 수고와 희생을 강요하는 것 같아 미안하고 고맙고,창피스럽다.....

14일(목) 뉴욕 관광을 위해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여행 계획을 세웠는데 결국 어제저녁에는 딸이 한국에서 예매해 두었던 뉴욕행 암트랙을 해약했다. 새벽에 출발해서(유니온역에서 06:30) 3시간 반을 달려야 뉴욕의 펜실베이니아역에 도착하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전망대, 메이시스(Macy`s) 백화점과, 올드 네이비(Old: Navy Store), 갭(Gap)에서 쇼핑하고 다시 3시간 반을 암트랙을 타고 유니온역으로 와서 지하철을 타고  호텔로 돌아온다는 일정을 소화하기엔.. 나의 건강 상태가 너무 심각했다.

북미대륙의 현모양처 유나~~~
한식을 자주해 먹고 아이들도 잘 먹어서 반찬 냉장고가 따로 있는 그녀의 집... 나는 또 언제 기회를 만들어서 남편과 함께 그녀의 집에 가 보는 꿈을 꾸게 된다. 오뉴월에 한국에서 메릴랜드까지 갖고 간 밑반찬이 말짱했는데 겨울철에 맛난 것 많이 만들어 부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꼼꼼하게  모든 것을  다~~~ 챙겨 왔네~

물김치, 배추김치, 오이지무침

평소에도 채소류 보다는 육류를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해외여행 가서 한식 먹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라마다 다른 현지식을 먹어보는 즐거움이 크고, 아주 심하게 거슬리는 향이 아니 면양식, 중식, 일식은 물론이고 없어서 못 먹었는데... 몽골 가서 양고기 은빛 드보라만큼 많이 먹은 사람 나오삼~

거짓말이 아니고 정말 김치는 맵지도 짜지도 않고 맛나서 모처럼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고 유나가 쑤어온 흰 죽과 김치 삼총사로 화난 뱃속을 달래고 나니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

새우젓을 넣었고 쌀도 좋아서 꼭 찹쌀처럼 윤기가 나고 농도도 잘 맞추어서 먹기 좋았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참기름을 넣고 쌀을 볶아 고소한 맛이 나는 흰 죽... 유나는 내가 뽑은 북미대륙의 현모양처가 맞다.

딸은 직원들이 워싱턴 여행 가서 뭐 맛있는 것 먹어 봤냐고 물어보면, "병든 모친을 모시고 새우젓 넣은 흰 죽을 먹고 왔노라"라고 말할 거라며 너스레를 떨면서도 잘 먹는다. 아마도 내가 좀 덜 아픈 것 같으니 안심이 되나 보다. 그런데 사실은 덜 아픈 게 아니라 유나가 진통제랑 위장약 갖고 오기만을 기다리며 참고 있었던 거였는데....

미국 서부 여행 때에 종임 씨랑 밤늦게 까지 줄곧 먹어대서 체중이 2kg 불어왔기에 이번 여행에서도 맛난 것 많이 먹어 보려고 기대 가득하고 왔는데... 워싱턴 D.C. 에서는 토니챙(중국요리:몽골리안 뷔페와 해산물 요리가 한자리에)을 뉴욕에 선 시간이 허락되면 이치 우미(한국의 토다이)도 가보고 싶었다.

우리 모녀는 해외여행 가서  한 번은 꼭 멋진 레스토랑에서 현지식을 먹어 보곤 했다.(비싸서 여러 번 못함) 토론토에서, 오타와, 암스테르담, 런던에서.. 맥도널드의 본고장 미국엘 와서 맥도널드도 못가 보고 정말 망했다.

오전에 학교에 다녀온 딸과 함께 윤아가 쑤어온 흰 죽으로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국회도서관 투어를 나서기로 했다. 먹는 것 좋아하는 은빛 드보라와 다르게 딸은 간식을 별로 즐겨핟지 않는다. 그래서 견과류, 쵸코렛, 과자 등은  같이 먹을 동무가 없어 out 시키고 포도랑 멜론을 챙기고 물도 얼려서 갖고 간다~ 

13:13  호텔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맥펄슨 스퀘어 역(MCPHERSON SQUARE)에 도착했고, 13:23 캐피털 사우스 역(CAPITOL SOUTH ) 향해 출발~~~
딸 덕분에 도서관 구경은 잘하고 다닌다. 네덜란드는 헤이그에 국립도서관이 있었고, 영국은 런던의 킹스크로스 역 인근에, 캐나다는 오타와에 있었다.

미국의 국회도서관은 국립 도서관들 중에서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하니 정말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