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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워싱턴D.C 2012년

♤ 북미 대륙에서 만난 현모양처 yoonah~

by 은빛드보라(Deborah) 2012. 6. 20.


전 미국에 살면서 다섯 살, 두 살 먹은 아들을 데리고 한국에 다니러 온 나의 시 조카며느리의 이름은 윤아이다.  부지런하고 상냥하여 처음 만남인데도 조금도 어색하지 않던 그녀를 이번 워싱턴 여행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동안 막내가 태어나서 아들만 셋인 집인데도 집안 분위가 얼마나 차분한지 유나가 아이들의 가정교육을 무척 엄격하게 하고 있음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식탁에서 몸을 뒤틀어대는 둘째에게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 하자, 녀석의 자세가 즉시 올바른 자세가 되는 것을 보고 우리 모녀는 정말 놀랐고 감탄했다.

아이들을 다정하게 안아주고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다가도 잘못했을 때엔 가차 없이 그것을 지적하고 즉시 바로 잡아주는 그녀를 보며 나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요즈음 우리나라의 젊은 세대들은 자녀를 많이 낳지 않기에, 자녀를 무척 애지중지한 나머지 자녀의 잘, 잘못을 가리지 않고 자녀의 요구사항을 다 들어주는 경향이 있다. 가정의 모든 행사가 부모보다는 자녀 중심적으로 이루어지며, 자녀에 대한 교육이나 의류, 일상용품 등에 과도한 지출을 하는 경우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본 유나의 자녀를 위한 가정교육은 성경말씀에 입각하여 엄격하였고, 일상생활에 소용되는 모든 것들이 아주 검소한 것이어서 무척 인상적이었다.  또 유나가 남편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듯한 태도 역시 요즈음 한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유나는 무남독녀로 태어나 온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하였고 최고의 학부를 나온 엘리트이다. 남편은 심혈관계 의사이고 자신은 치과의사였지만 지금은 세 아들을 양육하는 일에 전념하는 전업주부이다. 고학력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자기 계발이나 자아 성취를 위해 육아를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한 이 시대에 자녀양육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은빛드보라는 유나의 선택에 마음껏 박수를 보낸다. 짝! 짝! 짝!
내가 만일 그녀라면  아마도 목이나 어깨에 힘 잔뜩 주고 깁스를 얼마쯤 하고 다녔을 텐데...ㅋㅋㅋ

세계 정치의 중심지요, 오바마 대통령이 살고 있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그동안 지구 반 바퀴를 날아가면서 엄청난 기대와 감격에 휩싸여 떠난 이번 여행에서 나는 뜻하지 않게 병이 나서 호텔방에 누워 있었는데, 윤아가 흰 죽을 쑤고  배추김치, 오이지, 물김치를 갖고 1시간을 달려 워싱턴으로 왔었고, 덕분에 고장 난 위장을 다스리고 워싱턴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블루베리, 스푼, 포크, 냅킨, 등등 얼마나 꼼꼼하게 챙겨 왔는지 그녀의 정성은 아마도 내가 평생을 잊지 못할 것 같다)

평소에 가까이 지낸 일도 없는 시댁 식구에게 식사 때마다 다르고, 맛있는 음식을 정성껏 대접하느라 동분서주하는 유나! (양식을 좋아하는 우리 모녀를 위해 파스타, 크랲야채오븐구이, 오므라이스, 팬케이크, 이름도 알 수 없는 요리 등 등) 너무 폐를 끼쳐 미안하다고 했더니 '가족인데 당연한 겁니다'라고 말하던 유나! 
그녀의 고운 마음씨와 따뜻한 정이 진심으로 내 마음에 전해져 왔다.
요즈음 우리 주변에서는 시어머니가 싫어서 시금치도 안 먹는다는 며느리 이야기나, 시어머니가 쉽게 못 찾아오도록 아파트 이름을 영어로 길게 짓는다거나, 시어머니가 아들 집에 갈 때 김치를 담가서 가되 경비실에 맡기고 가야 사랑받는 시어머니라고 하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메릴랜드주 작은 시골마을에 살고 있는 유나는 이 시대 진정한 현모양처이다. 아니 미국, 캐나다, 알래스카를 모두 털어서 북미 대륙에 단 한 명뿐인 현모양처라고 칭찬해주고 싶다. 지금은 플로리다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멋진 휴가를 즐기고 있을 그녀를 생각하며
유나의 가정에 주님의 평강과 은혜와 도우심이 늘 함께 하길 기도한다.
God Bless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