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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보라와 함께/드보라와 함께

"사순절 꽃비" 시인 김혜영

by 은빛드보라(Deborah) 2023. 3. 6.

며칠 전 은빛드보라에게 전혀 생각지도 못한 우편물이 배송되었다. 부산에 거주하는 시인 김혜영 님은  은빛드보라의 동갑내기 블친인데 6 번째  창작 시집을 출간한 것이다. 김혜영(루비 권사님) 님의 시집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영사기를 돌리는 배꼽시계"
우선 시집의 겉 표지색이 은빛드보라가 네일 좋아하는 핑크색이다. 와우~
문학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뭐든지 어두운 것보다는 곱고 화려한 걸 좋아하는 은빛드보라~

신기용(문학평론가. 문학박사) 님의 해설에 의하면 이 시집에 수록한 시는 모두 58편인데 특징을 요약하자면  기독교의 돈독한 믿음을 투영하고 표현한 신앙심의 시와, 개인적인 간접 정서로 함축하여 표현한 서정시, 그리고 사회 현상과 현실을 비틀고 꼬집은 풍자 시()로 분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읽어보니 시의 내용이 분류가 되고 정말 딱 맞는다.ㅋㅋ

김혜영 시인의 시는  어렵지 않고 모두가 쉽게 공감이 된다. 지금은 사순절을 지내고 있고  부활절이 가까워 오는 때여서 그런지  사순절 꽃비가 가장 마음에 와닿는다.

 

◎ 영사기를 돌리는 배꼽시계
봄이 오는 길목
경우내 숨 죽이다 기지개를 켜는
설중매

삶의 굴곡이 묻어나는
동네 골목길
환한 꽃 등불을 밝힌다

패터슨의 시를 읊으며
한 편의 드라마를 찍는
마을 영화관

망막에 꽂힌
고등어 구이집
배꼽시계가 영사기를 돌린다

◎ 거듭난 삶
어디로 가는지 모를 때
하늘 유리창
안개 속이다

내 탓인지 모르고 타인을 향한 탓만 한
못난 죄인

주님의 사랑이 무엇인지 모를 때
쌀을 물고 쥐구멍을  오가듯
눈이 먼 자였다

깨달았네
지금까지 지내 온 것도
하나님의 은충

◎ 앵무새 소리
소리 없는 돈 가뭄
시장가에 흐르는
한숨조차 언 냉기

시름도 아랑곳 없는 듯
미처 날뛰는
고물가

물총 맞으라는
앵무새의 주절거림
주워 담을 수 없다

시한 폭탄 밪은 듯 휘청거리는
허리
산넘어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