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화) 2024년 흐림
스펀폭포에서 스펀 기찻길은 도보로 15분 거리인데 우리는 차로 이동하여 금방 도착하였다. 스펀 기찻길은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거리음식과 기념품 가게가 늘어서 있고 너무 많은 관광객들로 붐벼서 옆사람과 어깨가 부딪쳐 걸을 수 없을 지경으로 혼잡했다. 골목이 끝나는 부분에서는 한쪽만 상점이 있고 철길이 이어지는데 운수가 좋으면 이 기찻길로는 기차가 지나가는 걸 볼 수도 있다고 했다. 운이 좋아 기차가 지나가는 걸 봤는데 은빛드보라는 꾸물거리다가 못 찍고 ㅎㅎ... 예쁜 딸이 기차가 지나가는 동영상을 찍었다.
예류지질공원을 떠날 때에 천등을 날리고 싶은 사람은 가이드에게 신청을 하고, 풍등 가게의 2층에 올라가서 설명을 듣고 철길에 내려와서 풍등을 날리게 된다. 철길 옆에 먹물과 붓이 있어 풍등에 소원을 적어 날리게 된다. 풍등에 소원을 써서 날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쓰여진 글귀는 복권당첨. 결혼성사. 행복. 건강. 무병장수 등이었다.
가이드에게 땅콩 아이스크림과 닭날개 볶음밥을 주문했는데 닭날개에 싸인 볶음밥이 약간 매콤하고 온갖 야채와 함께 어우러져 먹을만했다. 다만 날씨도 썰렁한데 앉을 곳이 없어서 서서 종이봉지에 싸인 볶음밥을 먹었는데 전쟁통의 피난민도 아닌데 별별 체험을 다 해본다 싶었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나이 들면서 자꾸만 어리바리해지는 은빛드보라는 좁은 기찻길에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정신줄 놓을뻔... 휴대폰 손에 꼭 쥐고 예쁜 딸의 뒤만 졸졸 따라나녔다.ㅋㅋㅋ
▣ 2011년 대만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가 개봉하기 전까지 스펀은 그냥 폐철로가 놓인 쇠퇴해가는 마을일뿐이었다. 우리나라에 2012년 개봉되었다가 스펀의 천등 열풍을 타고 2016년에 이례적으로 재개봉하기도 했고. 마을을 살려낸 천등을 대하는 마을 사람들의 마음은 각별해서.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 천등이 쓰레기가 될까 봐 떨어진 천등을 주워오면 보상을 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기도 한다. CNN과 디스커버리가 선정한 세계에서 꼭 가봐야 할 축제 중 이곳 스펀의 천등 축제가 선정되기도 했다.
▣ 풍등의 유래
원소절은 중국,대만, 홍콩 등 중화권에서 정월 대보름 즈음에 즐기는 축제이다. 음력 1월 15일을 전후한 13일~14일 사이에 온 집안에 등불을 달라서 걸어두거나 등불을 날리고 온 가족이 한 탁자에 둘러앉아 음식(원소)을 먹으며 서로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민속행사이다. 타이베이 및 대만의 북쪽 지역에서는 천등축제를 한다.
▣ 풍등에 대한 중화권의 속설
아주 먼 옛날 천궁을 지키던 신조(神鳥)가 길을 잃고 세상에 내려왔다가 사냥꾼의 화살에 맞아 죽었는데, 옥황상제가 대로하여 정월 보름에 불을 질러 인간을 벌하려 하였다. 옥황상제의 딸이 위험을 무릅쓰고 인간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 주었는데 한 노인의 기지로 집집마다 붉은 등룡을 내걸고 폭죽을 터뜨려 불꽃을 올려서 이미 불이 난 것처럼 보이게 한 이후로 이런 풍속이 생겨난 것이라는 설이 있다.
풍등에 4가지 색상을 쓰면 가격이 더 올라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빨간색: 평안과 건강
파란색: 사업의 성공과 명예
분홍색: 연애와 결혼과 사랑
노란색: 금전, 재물, 돈을 상징한다.
풍등가게 앞
닭날개 볶음밥과 아이스크림을 담은 아이스박스가 보인다